국민의힘에서 오는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반(反) 이재명 빅텐트론’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보가 당 밖의 중도 보수 성향 주자들과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이기자는 취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한 대행을 포함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낙연 전 총리, 나아가 민주당 내 반이재명계까지 포함해 빅텐트를 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02년 ‘반(反)이회창 연대’로 뭉쳤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모델 같은 것을 이번 대선에서 재현해 이재명 예비후보를 꺾자는 얘기다.
국민의힘 주요 후보들은 반이재명 빅텐트론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박정희기념관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회동을 가졌다. 오는 16일에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을 가질 예정이다.
김 전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연대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이 필요하다”며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 어떻게든지 힘을 합쳐야 한다. 조금씩 다 나눠 먹으면 이재명 후보가 쉽게 당선되는 거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 라디오에서 “우리 당 후보가 탄생하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반이재명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개혁신당뿐 아니라 민주당 반이재명 세력들도 같이해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정이 제안되고 나라를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며 연정론도 주장했다. 그는 ‘집권 시 다수당이 민주당에 내각 자리를 내줄 수 있는지’ 묻자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면 못 할 것도 없다”고 답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에서 “저희랑 색깔이 다른 분들이 많이 계실 수 있는데, 여러 대화를 하면서 연대하고 위험한 세상을 막아내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빅텐트론과 관련, 이날 매일신문 유튜브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다면 많은 상상을 해봐야 하고, 때로는 결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반탄파'(탄핵 반대파)인 나 의원은 지난 주말 김 전 장관과 ‘햄버거 회동’을 통해 청년·노동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 오는 16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오세훈 시장과 오찬 회동을 통해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안 의원은 그간 일관되게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 왔다.
국민의힘 경선 불참을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은 무소속·제3지대 출마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놓고 숙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두관 전 의원 등과 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 전 의원 측은 뉴시스에 “백지상태에서 모든 걸 다시 생각할 것”이라며 “우리 당 일부 사람들과 민주당 비명계 등에서 연대 요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홍 시장은 이날 ‘청년의 꿈’ 에서 “유 전 의원은 탁월한 경제 이론가”라며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유 전 의원을 국무총리로 임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같은 빅텐트론이 실제 성사될지는 좀 두고 봐야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반이재명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정치적 이해 관계나 정책 방향이 다른 세력도 있는 만큼 빅텐트가 실제 만들어질지는 상황을 좀 더 두고봐야 한다”며 “일단 경선을 흥행 시켜 우리 후보를 띄운 다음에 자연스럽게 얘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