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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살상무기 쓰지 마”…’킬러 알고리즘 거부’ 실리콘밸리 연대 확산

2026년 03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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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인공지능(AI) 서비스 ‘클로드’ (사진=앤트로픽 제공)

인공지능(AI) 군사 활용을 둘러싼 앤트로픽(Anthropic)과 미 국방부의 갈등이 실리콘밸리 전체로 번지고 있다. 구글·오픈AI 직원 수백 명이 공개 서한으로 연대에 나섰고, 소비자들은 챗GPT 구독 해지 캠페인으로 거리 시위까지 예고했다.

이들은 ‘국가 안보’라는 명분이라 할지라도 AI를 사람 살상에 사용하는 등 특정 목적을 위해 윤리적 기준을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구글·오픈AI 직원들 ‘AI 군사 활용’ 반대 공개 서한
3일 기준, 구글 현직 직원 779명과 오픈AI 현직 직원 97명이 ‘우리는 분열되지 않을 것(We Will Not Be Divided)’이라는 제목의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현지 매체들은 서명이 실시간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한의 핵심 주장은 “미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겠다고 위협한다”며 “이 모든 것은 앤트로픽이 자사 모델을 국내 대량 감시와 인간의 감독 없이 자율적으로 사람을 살상하는 데 사용하지 않겠다는 레드라인을 고수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구글과 오픈AI에 앤스로픽이 거부한 것을 수용하도록 협상하고 있다. 한 기업이 거절하면 경쟁사가 수용할 것이라는 공포로 각 기업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며 국방부의 압력에 맞서 연대하자고 촉구했다.

서한의 주최자들은 구글이나 오픈AI 직원이 아니며, 어떤 AI 기업이나 정당, 옹호 단체와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서명자의 약 절반은 실명을, 나머지 절반은 익명을 선택했으며, 모든 서명은 사내 이메일 주소 등을 통해 현직 직원임이 검증된다.

공개 서한과는 별개로, 구글 AI 부문 직원 100여 명은 구글 딥마인드 수석과학자 제프 딘에게 별도의 내부 서한을 보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들은 미군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미국 시민 감시나 인간 감독 없는 자율무기 운용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빅테크 종사자들의 연대는 확산하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까지 별도의 연대 성명에 가세해 자사 AI를 무제한 군사 사용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직원 서명한 날 오픈AI는 국방부와 계약 체결
주목할 점은 오픈AI 직원들이 앤트로픽 지지 서한에 서명한 같은 날, 자사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이 국방부와 기밀 네트워크 배치 계약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다만 올트먼은 앤트로픽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인 자율무기 금지와 대량감시 금지를 동일하게 자사 계약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앤트로픽은 계약서 자체에 “이 용도로는 절대 사용할 수 없다”는 조항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구로 박아 넣으려 한 것이고, 오픈AI는 AI 모델이 특정 명령을 거부하면 정부가 이를 억지로 실행시키지 않겠다는 조항을 포함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군이 AI에게 자율 공격 명령을 내렸는데 AI가 안전장치 때문에 이를 거부하면, 정부가 오픈AI에 “거부하지 못하게 바꿔라”고 강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큇GPT’ 캠페인…오픈AI에 시위 예고
하지만 소비자 차원의 저항은 커지고 있다. 오픈AI의 펜타곤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진 뒤, ‘큇GPT(QuitGPT)’라는 온라인 보이콧 캠페인이 급속히 확산됐다. 150만 명 이상이 챗GPT 구독 해지, 소셜미디어 보이콧 메시지 공유, 웹사이트 서명 등의 형태로 행동에 참여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큇GPT는 3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 앞에서 ‘킬러 로봇 반대, AI 감시 반대(No killer robots, no AI surveillance)’를 내건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리뷰에 따르면 큇GPT 주최자들은 미국 전역에 흩어진 수십 명의 20~30대 청년 활동가들로, 친민주주의 활동가, 기후 운동가, IT 종사자, 사이버 자유주의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 역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뤼트허르 브레흐만, 미국 배우 마크 러팔로 등 유명 인사들도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큇GPT 웹사이트는 “챗GPT가 유일한 챗봇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그것을 바꿀 때”라며 구글 제미나이, 앤스로픽 클로드 등 대안 서비스로의 전환을 권유하고 있다. 반면 일론 머스크의 그록(Grok) 사용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28일 기준, 챗GPT 모바일 앱의 삭제 건수는 전날 대비 295% 증가했다고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추정했다. 이는 오픈AI와 국방부의 파트너십 소식이 알려진 이후다. 반면 앤트로픽 클로의 미국 다운로드 수는 같은 날 51%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밸리에서 AI의 군사 활용에 대한 대규모 직원 항의가 벌어진 것은 2018년 구글 직원들이 미 국방부의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에 반발해 수천 명이 서명하고 집단 사직까지 나왔던 사건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당시 구글은 결국 군사 AI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뗐지만, 2024년 트럼프 재선 이후 규제 완화 분위기 속에서 구글은 2025년 2월 AI의 무기·감시 활용을 금지하던 내부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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