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에 예측할 수 있는 혈액검사 연구가 최근 잇따라 발표되면서 조기 진단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대 의대 연구진은 2026년 2월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서 혈액 속 특정 단백질을 분석하면 알츠하이머 증상이 언제 시작될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혈액 속 p-tau217이라는 단백질을 측정해 뇌에서 진행되는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축적을 추적했다. 이 단백질은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변화하기 시작하며, 연구팀은 이를 통해 증상 발생 시점을 약 3~4년 범위 내에서 예측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워싱턴대 의대 신경학과 수잔 슈인들러(Suzanne Schindler) 교수는 “혈액검사는 뇌 스캔이나 척수액 검사보다 훨씬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다”며 “향후 예방 치료 연구와 임상시험을 크게 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캘리포니아대 샌디에고(UCSD) 연구진이 2025년 발표한 연구에서도 혈액 속 NfL(신경세포 손상 지표), GFAP(뇌 염증 지표) 등 단백질 수치가 높을수록 기억력과 인지 기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인지 문제가 없는 사람에서도 초기 뇌 변화 신호를 감지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알츠하이머는 일반적으로 기억력 저하 등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10~20년 전부터 뇌에서 병리 변화가 시작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연구자들은 조기 진단 기술이 치료 전략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미 혈액 기반 진단 기술이 임상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025년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을 측정하는 첫 혈액검사를 승인했다. 이 검사는 혈액 속 pTau217과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비율을 분석해 뇌에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축적됐을 가능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위해 PET 뇌 스캔이나 척수액 검사가 필요했지만, 혈액검사는 단순 채혈로 진행할 수 있어 접근성과 비용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는 평가다.
연구진들은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되면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 단계에서 환자를 찾아내 예방 치료나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대부분의 검사가 연구 단계이거나 특정 조건에서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건강검진처럼 널리 활용되기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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