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의 원정을 마치고 빅에이 스타디움으로 돌아온 에인절스.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건 다름 아닌 다저스와의 프리웨이 시리즈였다.
지난해 에인절스는 다저스를 상대로 시즌 6경기를 모두 이겨버렸다. 클린 스윕, 완벽한 지배. 그 기억이 오히려 오늘 밤의 무게를 더했다. 스즈키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게임은 게임”이라며 담담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라인업 발표가 클럽하우스 오픈 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았던 것은 그의 고민의 깊이를 짐작케 했다.

다저스 쪽에서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다. 오늘 선발로 예정되어 있던 블레이크 스넬이 등판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어느 경로를 택하든 올 시즌 복귀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다저스는 불펜 데이로 전환, 윌 클레인을 첫 이닝 선발로 세우고 이후 7명의 불펜 투수를 차례로 투입했다.

에인절스 선발은 코차노위츠(2-2, ERA 3.97)였다. 초반 3이닝은 무실점으로 버텼지만, 4회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맥스 먼시, 앤디 페이지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차례로 홈런을 맞으며 6이닝 7피안타 6실점. 불펜 데이로 나온 다저스 투수들에게 타선은 완전히 봉쇄됐다.
에인절스 타선은 9이닝 내내 침묵했다. 안타는 단 2개 — 잭 네토와 조시 로우의 1안타가 전부였다. 0-6. 완봉패였다.
원정 6경기 1승 5패의 무거운 발걸음으로 홈에 돌아왔지만, 첫 밤은 더 무거워졌다.
■ 경기 전 인터뷰
먼저 스즈키 감독. 그는 다저스전을 앞두고 긴장감보다는 집중력을 강조했다. “상대가 누구든 우리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한다”면서도, 2년 연속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팀을 상대하는 것이 “분명히 흥미진진한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하피의 IL 복귀를 두고는 “포수 자리의 안정감, 타선에서의 기여, 두 가지 모두 기대하고 있다”고 반겼다. 팀 성적에 대한 질문엔 솔직했다. “우리가 콜드 스트레치를 겪고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한 방 차이, 한 아웃 차이의 게임들이 많았다. 그래도 버텨야 한다.” 팬들의 회의론에 대해서는 “나와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짧게, 그러나 단호하게 답했다.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로건 오하피. IL에서 돌아온 포수는 밝은 표정이었다. “의사가 제시한 회복 타임라인의 절반 만에 돌아왔다. 통증이 남아있냐는 질문엔 “조금은 있지만 선수라면 늘 어딘가 아픈 법 아니냐”고 담담하게 받아쳤다. 팀이 힘든 시기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며 “좋을 때도, 힘들 때도 함께 있어야 하는 게 맞는데”라고 했다. 일요일 등판 예정인 그레이슨 로드리게스의 복귀를 두고도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함께했던 동료의 귀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도중 부상부위에 이상을 느껴 교체되고 말았다.

■ 그라운드 위의 짧은 만남 — 김혜성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스트레칭 중이던 다저스 김혜성 선수와 잠깐 눈이 마주쳤다. “요즘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아들 하십니다”라고 건네자, 그 특유의 미소가 돌아왔다. “감사합니다.” 에인절스를 취재하는 한국인 기자가 있다는 사실이 다소 의외였는지, 김혜성은 “한국인이세요?”라고 되물었다. 오늘 김혜성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프리웨이 시리즈는 이제 2경기가 남아있다. 토요일(5월 16일)과 일요일(5월 17일),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 계속된다.
<석승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