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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신 재정칼럼] 무이자 유혹의 덫, ‘외상’이 된 오늘날의 소비

2026년 0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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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신 대표

주변을 둘러보면 수년 동안 가계부를 단 하루도 빠짐없이 꼼꼼히 쓰며, 스스로 재정 관리를 아주 잘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하지만 가계부 앱에 찍힌 빼곡한 숫자들과는 달리, 정작 통장에는 미래를 위해 저축할 돈이 한 푼도 남아있지 않다며 한숨을 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달 열심히 기록해 왔음에도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바로 ‘저축을 대하는 순서’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이 저축은 열심히 생활하고 ‘쓰고 남은 돈’으로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정 관리의 핵심은 지출 후 남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닙니다.

내 가정이 나아갈 명확한 재정적 목표와 목적을 먼저 계획한 후, 그 목표를 위한 저축액을 먼저 떼어내는 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저축을 먼저 선언하고, ‘남은 돈’에 맞춰 한 달 예산을 짜야 합니다. 만약 그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면, 그때 가계부를 펼쳐 들고 조절할 수 있는 지출을 과감히 줄이거나, 추가적인 수입을 어떻게 늘릴지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꾸준히 가계부를 적어왔어도, 우리 가정의 재정 흐름이 장기적으로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 채 단순히 ‘버는 돈에 맞춰 소비를 기록하는 삶’은 결국 미래를 위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만들 뿐입니다.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자산을 지켜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글 검색창을 뜨겁게 달구는 새로운 재정 트래픽이 있습니다. 바로 BNPL(Buy Now, Pay Later), 즉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입니다. 지출 통제가 능동적이지 못할 때, 이런 서비스는 재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촉매제가 됩니다.

“이자는 제로(0), 지금 사고 돈은 나중에 네 번에 나눠 내세요.”

온라인 쇼핑몰 결제창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이 문구는 참 매력적입니다. 당장 통장 잔고가 부족해도 죄책감 없이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이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신용카드의 비싼 이자가 무서워 이 무이자 분할 결제를 ‘현명한 대안’으로 여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짚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름은 세련된 ‘테크 금융’ 같지만, 본질은 결국 우리 부모님 세대가 사용하던 동네 구멍가게의 ‘장부 외상’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BNPL의 가장 큰 함정은 지출을 ‘만만하게’ 보게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예컨대 400달러짜리 가전을 살 때, 한 번에 나가는 400달러는 큰돈으로 느껴져 지갑을 닫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번 달엔 100달러만 내면 됩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 뇌는 그 소비를 100달러짜리 가벼운 지출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목적 있는 저축보다 눈앞의 지출에 맞춰 사는 삶에서는 이 100달러짜리 분할 결제가 대여섯 개로 늘어나는 순간 파국이 찾아옵니다. 매달 빠져나가는 총액은 어느새 통제 범위를 벗어나고, 조사에 따르면 BNPL 이용자 4명 중 1명은 결제일을 놓쳐 연체료를 내는 ‘유동성의 함정’에 빠집니다.

빚을 갚아나가고 자산을 모으는 전통적인 재정학 공식 중에 ‘눈덩이(Snowball) 전략’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금액이 가장 작은 빚부터 하나씩 갚아나가며 성취감을 얻고, 그 기세로 더 큰 재정 목표를 깨나가는 방법입니다. 이 전략이 오랜 시간 효과를 발휘해 온 이유는 금융이 머리로만 하는 수학이 아니라, 사람의 ‘심리와 습관’을 다루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같은 고금리 시대의 자산 관리는 거창한 투자 대박에 있지 않습니다. 미래의 목적을 위해 오늘 쓸 돈을 먼저 떼어놓고, 내 주머니에서 새어 나가는 돈의 흐름을 정확히 ‘내 눈으로 통제’하는 방어전이 핵심입니다.

오늘부터 단순히 지출을 기록하는 가계부 대신, ‘우리 가정의 5년 후, 10년 후 목표’를 먼저 적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나누어 내느라 가려져 있던 진짜 빚의 무게를 직시하고, 쓰고 남은 돈이 아닌 ‘모으고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고물가 시대에 내 소중한 가계와 미래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첫걸음입니다.

Jane Shin
JS Financial, Inc. 대표
연락처: 224-213-5230 이메일 jsfinancialpro@gmail.com

** 제인 신 대표는 18년 경력의 재정 전문가로서 은퇴 및 상속 플랜, 기업 및 개인 맞춤형 재정 설계를 전문으로 하며, Estate Planning, 401(k) 및 연금 플랜, 생명보험·연금·장기요양, 은퇴 플랜, Medicare, 대학 학자금 재정 상담까지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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