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세 차례 대선에서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전쟁을 끝내겠다던 약속과 달리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고 생활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 내부에서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보도한 유권자 분석에 따르면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한 등록 유권자의 22%가 현재 그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체 유권자의 약 8%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트럼프에게 투표했던 유권자 약 7명 중 1명은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4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99%가 여전히 민주당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는 불리한 변화다.
트럼프 지지층의 이탈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는 이란 전쟁이다.
트럼프는 대선 당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속히 끝내고 미국의 중동 군사 개입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은 8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66세 릭 세브링은 2015년부터 트럼프를 지지해 온 열성 지지자였다. 2016년과 2020년, 2024년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제는 자녀들에게 ‘세 번 속았다’는 문구가 적힌 모자가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로 생각이 달라졌다.
세브링은 트럼프가 더 이상 평범한 미국인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랜 신뢰가 무너진 데 대한 배신감도 드러냈다.
경제 문제도 지지층 이탈을 가속하고 있다.
위스콘신주의 교사 질 밴더몰런 역시 세 차례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지금은 물가 상승과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지지를 철회했다.
메인주의 캐리 베이컨도 트럼프가 국민보다 자신의 명예와 개인적 이익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트럼프에 대한 실망이 곧바로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버지니아주의 러셀 클레먼츠는 이란 전쟁에 실망해 트럼프 지지를 철회했지만,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에게 투표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시간주의 데이나 베센도 관세 정책에 불만을 품고 트럼프 지지를 거뒀지만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개별 공화당 후보를 구분하고 있다.
결국 이번 중간선거의 핵심 변수는 트럼프에게 실망한 유권자들이 실제 투표장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민주당으로 이동할지, 공화당 후보를 계속 지지할지, 아니면 투표 자체를 포기할지에 따라 접전 지역의 승패가 달라질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원문을 추가 확인한 결과, 지지층 이탈이 투표율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확인됐다. 트럼프에게 투표했지만 현재 국정운영에 반대하는 유권자 중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거나 이미 투표한 비율은 53%로,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의 76%보다 23%포인트 낮았다.
이는 민주당으로 표를 옮기는 유권자뿐 아니라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기존 공화당 지지자들도 중간선거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