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제 꿈이었어요. 그 꿈을 위해 제 인생을 바칠 수 있다는 걸 전 엄청난 영광으로 생각해요. 전 절대 이걸 희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걸로 생각하지도 않아요. 이게 저라는 사람이에요.”
물론 젊은 시절과 비교하면 그의 외모엔 나이가 보인다. 그러나 그의 액션은 늙지도 낡지도 않았다. 오히려 더 신선하고 더 강해졌다.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영화 ‘탑건:매버릭’으로 돌아왔다. 전작 ‘탑건’이 나온지 무려 36년만이다. 이번 새 영화는 역사상 가장 긴 시간을 두고 만들어진 후속작이다. 그런데 크루즈에게는 세월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20대 때와 똑같이 환갑이 돼서도 직접 전투기를 몰며 액션 연기를 한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가 보여주는 최고의 스턴트 연기는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세월을 뛰어넘는 이 에너지와 열정인 것 같다.
20일 서울 송파구에서 ‘탑건:매버릭’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크루즈는 “영화를 만들고 관객과 교류하는 게 내 평생의 꿈이자 내 열정의 근원”이라고 했다. 크루즈에겐 이번 한국 방문이 벌써 10번째다. 그는 “내년 여름에도, 내후년 여름에도 다시 한국에 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30~40번이고 한국에 오겠다. 그렇게 사는 게 내 꿈”이라고 말했다.
‘탑건:매버릭’은 1986년에 개봉한 ‘탑건’의 후속편이다. 36년 전 반항아 기질이 다분했던 대위 피트 미첼, 콜사인명 ‘매버릭’이 36년이 지나 탑건의 교관으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성공 확률이 극히 낮은 작전을 완수하기 위해 해군 상부에서 매버릭을 불러들이고, 해군 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젊은 조종사들이 그에게 비행 기술을 배우게 된다.
‘탑건’은 개봉 당시 전 세계에서 3억57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당대 최고 히트작이었다. 이 정도로 크게 성공한 작품이라면 으레 몇 년 안에 속편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탑건’은 3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크루즈는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이 후속작을 원했던만큼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객이 기대하는 걸 완벽하게 충족시키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전작과 후속편을 모두 함께한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제대로 만들 수 있을 때 후속편을 내놓자’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렇게 30여년이 흘렀고, 그제서야 두 사람은 다시 ‘탑건’을 만들기로 했다. “새로운 영화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어요. 동일한 캐릭터, 동일한 스토리 라인, 동일한 감정선이 있어야 한다고 봤죠. 그래서 정말 부담이 컸습니다.”
크루즈는 영화를 단순히 만들기만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최대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영화를 만드는 구성원 모두의 헌신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모두가 합일하고 협동해서 같은 목표로 나아가야만 최고의 퀄리티가 나온다”며 “내가 내게 그런 퀄리티를 요구하는 것처럼 동료들에게도 같은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크루즈의 말처럼 이번 영화에는 크루즈 외 다른 출연 배우들도 전투기 액션에 직접 도전했다. 실제 조종사 자격증이 있고 다양한 종류의 비행기를 모두 몰아본 크루즈는 직접 5개월 코스의 비행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를 동료 배우들이 소화하게 했다. 마일스 텔러, 글렌 파월 등은 모두 제트기를 조종하며 연기까지 해내는 크루즈와 똑같은 길을 걸으며 탑건의 일원이 됐다. 크루즈는 “캐릭터라는 건 노력과 경험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그런 확신을 가지고 동료들을 푸쉬하고, 동료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말했다.
‘탑건’의 캐릭터·스토리·감성을 계승하고, 전투기 액션을 업그레이드 한 ‘탑건:매버릭’은 전 세계에서 엄청난 흥행을 하고 있다. 한국 개봉은 오는 22일이지만,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4주 전에 개봉해 8억8500만 달러 벌어들였다. 이 수치는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중 가장 높은 매출 기록이다. “관객 여러분을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극장에 다같이 모여 앉아서 함께 영화를 보는 건 아름다운 경험이에요. 여려분의 환대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모두 즐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