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대법원이 범죄 혐의를 받은 영주권자에 대해 연방정부가 보다 쉽게 추방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판결을 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24일 6대 3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며, 범죄 혐의를 받은 영주권자를 입국 시 이민 파롤(Immigration Parole) 신분으로 분류한 정부 조치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사건의 당사자는 영주권자 목 최 라우(Muk Choi Lau)로, 그는 2012년 중국 방문 후 미국으로 돌아오던 과정에서 위조 상품 판매 혐의와 관련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국토안보부(DHS) 이민 당국에 의해 패롤 신분으로 입국이 허용됐다.
라우는 당시 이민관이 권한을 남용했으며, 해당 결정으로 인해 이후 뉴저지에서 위조 의류 판매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뒤 정부가 자신을 더 쉽게 추방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 다수 의견을 작성한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국경 이민관들이 라우가 도덕성 결함 범죄(crime involving moral turpitude)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로 입증해야 할 의무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범죄 혐의만으로도 영주권자를 일반 입국자가 아닌 패롤 신분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정부 측 주장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소수 의견을 낸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강하게 반발했다.
잭슨 대법관은 “유죄 판결도 받지 않은 사람을 사실상 ‘이민법적 공백 상태(immigration limbo)’에 빠뜨릴 수 있다”며 “법원이 정부에 거대한 백지수표를 건네준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진보 성향 법률단체인 정의연대(Alliance for Justice) 역시 이번 판결이 영주권 취소와 추방 절차를 확대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Advancing American Freedom은 “합법적 영주권이라는 특권을 악용한 사람들을 추방할 수 있도록 한 중요한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에 시작됐지만,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불법이민 단속 정책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범죄에 대한 합리적 의심만으로도 영주권자를 패롤 신분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행정부의 광범위한 이민 집행 권한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연방대법원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출생시민권 제한 정책, 강화된 망명 규정 부활, 전쟁·재난 국가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임시보호신분(TPS) 종료 문제 등 주요 이민 사건들도 심리 중이다.
AP통신은 이번 판결이 향후 영주권자의 입국 심사와 추방 절차에서 연방정부의 재량권을 확대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