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을 비판한 하버드대학교 학생들의 신상이 공개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미국 보수 비영리단체가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하버드대 학생들의 이름과 사진이 적힌 광고판 트럭을 학교에 보냈다.
이 트럭은 하버드대의 학생 연합인 ‘하버드 팔레스타인 연대 그룹’이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성명을 발표한 지 며칠 만에 학교에 나타났다. 트럭은 미국의 보수 비영리 단체 ‘어큐러시 인 미디어(AIC)’에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AIC의 애덤 길레트 대표는 X(옛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성명 지지를 철회한 학생의 이름을 삭제하고 있지만 매 시간 새로운 이름이 추가된다”라고 밝혔다.
길레트 대표는 미국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사죄한다면 이름을 지우겠다”라며 “자신들의 행동이 떳떳하다면 이를 널리 퍼뜨려 준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의 법학자 로렌스 트라이브는 CNN에 보낸 메일을 통해 “반유대주의자로 낙인을 찍고 사진을 유포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라며 학생들의 신상을 공개한 단체를 비판했다.
하버드대 학생신문 ‘크림슨’에 따르면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당초 공동 서명한 34개의 하버드대 학생 단체 중 최소 8개가 성명 지지를 철회했다.
경제학자이자 전 하버드대 총장인 래리 서머스는 성명을 비판하며 “학생 단체에 속한 많은 사람이 성명이 발표되기 전까지 무슨 내용인지 몰랐다”라며 “자신이 무엇에 찬성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버드대는 논란과 비판적인 여론을 고려해 학교 내부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메러디스 위닉 부총장은 “우리는 위협이나 괴롭힘 또는 폭력 행위를 묵인하지 않는다”라며 “캠퍼스 내 보안을 강화하고 캠퍼스 커뮤니티 등 온라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