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 해안경비대는 타이탄 폭발 사고의 원인을 부실한 안전 관리, 규제 당국의 감독 회피, 억압적인 조직 문화 등으로 지목했다.
1912년 침몰한 호화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바닷속 잔해를 탐사하던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은 지난 6월 18일 대서양에서 실종됐고, 나흘 뒤 잔해가 발견됐다.
미 해안경비대 조사관들은 2년에 걸친 조사 끝에 300쪽이 넘는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타이탄을 운영한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과 스톡턴 러시 CEO(최고 경영자)의 심각한 과실을 지적했다.
조사관들은 20명 이상의 오션게이트 전직 직원들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회사가 안전 문제를 제기한 직원들을 해고·협박하고, 문제 제기를 경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핵심 안전 정보는 은폐·왜곡됐으며, 규제 당국의 감독을 의도적으로 피해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오션게이트의 안일한 조직 문화와 운영 관행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었고, 공식 안전 규정과 실행 사이엔 큰 격차가 존재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 전 수년간 오션게이트는 직원 협박, 회사의 긍정적 평판, 과학적 연구 명목을 내세워 규제 감독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조사관들은 타이탄의 설계, 인증, 유지보수, 검사 과정이 모두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
미 해안경비대 해양조사위원회 의장 제이슨 노이바우어는 “이번 해양 사고와 5명의 사망은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로 러시 CEO, 프랑스 탐험가 폴 앙리 나르조레, 영국 모험가 해미시 하딩, 영국-파키스탄 사업가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등 5명이 숨졌다. 조사관들은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을 러시의 과실로 결론지었고, 만약 그가 살아있었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나르조레 가족은 5000만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오션게이트가 타이탄의 ‘결함 있는 이력’과 선체 내구성 관련 핵심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우드 가족은 성명에서 “어떤 보고서도 가슴 아픈 결과를 바꾸거나 상실감을 채울 수는 없다”며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 규명과 규제 개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샤자다와 술레이만의 죽음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규제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