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 보안 당국이 수집한 승객 정보가 이민 단속에 활용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교통안전청(TSA)이 제공한 정보에 기반해 이민세관단속국(ICE)이 800명 이상을 체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TSA는 연방 감시 대상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승객 여행 기록을 수집·분석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확보된 데이터가 이민 단속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로이터가 입수한 ICE 내부 자료에 따르면 TSA는 약 3만1,000명의 여행자 정보를 ‘잠재적 이민 단속 대상’으로 제공했다. 해당 데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부터 2026년 2월까지 축적된 것이다.
이 정보는 TSA의 ‘시큐어 플라이트 프로그램(Secure Flight Program)’을 통해 수집됐다. 이 프로그램은 2007년 도입된 것으로, 항공기 탑승 전 승객 정보를 연방 감시 명단과 대조해 테러 위협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애초 취지와 달리 이민 단속에 활용되면서 정책 남용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보스턴에서 텍사스로 이동하던 대학생이 ICE에 의해 구금됐으며, 2026년 3월에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한 여성이 자녀 앞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체포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됐다.
해당 영상 속 여성은 무릎을 꿇고 울부짖는 모습이 담겨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국토안보부는 “최종 추방 명령이 내려진 대상자였다”며 정당한 집행이라고 해명했다.
이민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공항에서의 체포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한 변호사는 로이터에 “20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아일랜드 부부가 2025년 국내선 이동 중 자녀들 앞에서 체포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부부는 영주권 신청이 진행 중이었지만 결국 추방됐고, 어린 자녀들은 미국에 남겨졌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영주권을 신청 중이던 중국 국적 여성이 애틀랜타 공항에서 ICE에 체포된 뒤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공항 보안 인력 부족 문제를 이유로 ICE 요원을 공항에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TSA 인력 공백을 ICE로 보완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사실상 공항을 이민 단속 공간으로 확대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연방 하원의원 40여 명은 국토안보부에 보낸 서한에서 “공항 내 ICE 배치는 혼란과 공포를 초래할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테러 대응 시스템으로 구축된 데이터가 이민 단속에 활용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와 권한 남용 문제를 동시에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항이 더 이상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니라, 이민 신분을 둘러싼 단속 현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