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렌지카운티의 대표적인 계획도시 라데라 랜치에서 희귀 소아암 발병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주택 개발 당시 “추가 검토 없이 폐유정 위에 건설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담긴 24년 전 주정부 문서가 뒤늦게 발견돼 파장이 일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2일 미국 지역매체 캘리포니아 포스트 등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구 약 2만5000명의 라데라 랜치에서는 최근 10여년 동안 최소 6건의 ‘유잉 육종’이 진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잉 육종은 주로 소아·청소년의 뼈나 주변 연조직에서 발생하는 희귀암이다. 미국 전체에서도 매년 약 200~240명이 진단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인구가 많지 않은 한 지역에서 여러 사례가 나온 것을 두고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잉 육종으로 자녀를 잃은 주민 메건 매티슨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질환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그는 주민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이미 60건이 넘는 질환 관련 제보가 접수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뇌종양 환자가 여러 명 발생했다는 제보도 있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의 암 발병 사례도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처음에는 제초제나 농약 등이 원인일 가능성을 의심했다. 그러나 최근 캘리포니아주 자연자원 관련 기관의 과거 문서에서 라데라 랜치 개발지역에 폐쇄된 유정이 존재했다는 사실과 함께 건설을 경고하는 내용이 발견되면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2002년 2월 작성된 해당 문서에는 당시 이 지역에 유정이 매립돼 있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담당 엔지니어는 손글씨로 “추가 검토 없이 이 유정 위에 건설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경고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문건을 결재했던 석유·가스 감독관 대행 케네스 헨더슨은 해당 문구가 작성된 구체적인 이유는 기억하지 못한다면서도 유정 밀봉 상태가 당시 또는 현재의 안전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폐유정이 제대로 밀봉되지 않았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밀봉 시설이 손상될 경우 지하에 남아 있던 가스나 화학물질이 주변 토양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폐유정 주변에서는 메탄과 탄화수소, 벤젠을 비롯한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일부 물질은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라데라 랜치는 1990년대 후반부터 대규모 주거단지로 개발된 계획도시로 현재 오렌지카운티의 대표적인 고소득 주거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만 현재까지 라데라 랜치의 폐유정에서 실제로 유해물질이 유출됐다는 사실이나, 폐유정과 주민들의 유잉 육종 등 암 발병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향후 토양과 지하수, 대기 등에 대한 환경조사와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