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텍이 운영하는 패서디나 소재 제트추진연구소(JPL)가 제작하고 운용하는 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에서 차량이 주행한 최장 거리 기록을 경신했다고 NASA가 12일 발표했다.
NASA에 따르면 6륜 로버인 퍼서비어런스는 일요일 주행 거리 28.10마일을 기록해 종전 기록인 28.06마일을 넘어섰다. 종전 기록은 2004년부터 2018년까지 화성을 탐사한 NASA의 오퍼튜니티 로버가 보유하고 있었다.
퍼서비어런스는 화성 기준으로 임무 2,006일째에 이 기록을 달성했다. 오퍼튜니티가 약 15년에 걸쳐 주행한 거리를 퍼서비어런스는 약 5년 6개월 만에 돌파한 것이다.
2021년 2월 화성에 착륙한 퍼서비어런스는 예제로 크레이터를 탐사하며 고대 미생물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암석과 토양 시료를 수집하고 있다.
스티븐 리 JPL 큐리오시티·퍼서비어런스 로버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처럼 주행 기술이 발전해 장거리 이동이 일상적으로 가능해진 시점에 퍼서비어런스 임무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임무 계획상 주행 거리는 최대 12.4마일이었지만 이미 이를 훨씬 넘어섰다”며 “이동 시스템이 모두 정상 작동하고 장기간 지상 운용 시험 결과도 긍정적인 만큼 앞으로 수년 동안 기록을 계속 경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NASA는 퍼서비어런스의 주행 능력이 크게 향상된 주요 요인으로 오토내브라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꼽았다. 이 시스템은 지구의 관제팀이 매번 세세하게 지시하지 않아도 로버가 장애물을 식별하고 이동 경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오토내브는 카메라를 이용해 주변 지형의 3차원 지도를 만들고, 로버 운용팀이 지정한 목적지 사이의 이동 경로를 계산한다.
NASA 관계자들에 따르면 퍼서비어런스는 전체 주행 거리의 90% 이상에서 오토내브를 활용해 지형을 분석했다. 반면 오퍼튜니티와 쌍둥이 로버 스피릿이 사용한 이전 세대 항법 시스템의 활용 비율은 약 5%에 그쳤다.
이 기술 덕분에 퍼서비어런스는 화성 기준 하루에 최대 1,351피트까지 이동할 수 있다.
퍼서비어런스의 로봇 운용 부팀장인 마크 마이모니는 “이번 기록을 세운 로버는 스스로 이동 경로를 판단해 주행했다”며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퍼서비어런스는 착륙 당시보다 훨씬 뛰어난 주행 능력을 갖췄으며, 앞으로도 탐사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퍼서비어런스는 예제로 크레이터 서쪽 가장자리 너머에 있는 락 드 샤름(Lac de Charmes) 지역을 지나 이두비(Idubi)라는 지역으로 이동하던 중 기록을 경신했다.
과학자들은 이 지역이 로봇 탐사 임무로 조사된 지형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고대 열수 시스템의 흔적을 찾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과거 화성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었던 환경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퍼서비어런스는 크레이터 바닥과 고대 강 삼각주, 크레이터 가장자리에서 지금까지 암석과 토양 시료 29개를 채취했다. 여기에는 약 40억 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암석도 포함돼 있다.
주요 발견 가운데 하나는 ‘체야바 폴스(Cheyava Falls)’라는 암석이다. 이 암석에는 과거 미생물 활동의 흔적일 가능성이 있는 생명체 지표가 발견됐다. 다만 이는 화성에 실제로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NASA는 최근 퍼서비어런스 임무의 첫 연장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시작된 연장 임무는 2028년 말께까지 이어지며 예제로 크레이터 가장자리 탐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