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법원이 시민권 여부가 의심되는 캘리포니아 유권자 약 2만명의 투표용지를 별도로 보관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데이비드 O. 카터 연방지법 판사는 27일 LA에서 열린 심리에서 의심 유권자 명단을 작성한 근거가 불분명하고, 적법한 유권자의 투표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판결은 28일로 미뤘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유권자들의 시민권이 확인될 때까지 투표용지를 분리 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은 투표용지를 집계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시민권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따로 보관하라는 제한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 측 변호인들은 연방정부가 해당 유권자들이 비시민권자라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으며, 신뢰하기 어려운 자료와 조사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주정부는 연방정부의 요구가 기존 선거 절차를 바꾸고 합법적인 유권자 수천명의 투표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카터 판사는 연방정부가 유권자 명단을 어떻게 작성했는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 투표가 확인되면 해당 유권자를 기소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투표용지를 미리 분리 보관해야 한다는 법무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연방정부가 주와 카운티 선거 담당자들에게 형사 처벌을 경고한 데 대해 위협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제9연방항소법원은 26일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기각하고 사건을 카터 판사에게 돌려보냈다. 항소법원은 카터 판사가 먼저 사건을 심리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판단을 거부했다. 다만 다수 의견을 낸 판사들은 연방정부의 선거 개입이 관련 법률과 헌법에 어긋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15일 캘리포니아주와 셜리 웨버 주 국무장관, 딘 로건 LA카운티 선거등록·기록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연방정부는 문제 유권자들의 투표용지를 별도로 보관하지 않을 경우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서한을 주 전역의 선거 담당자들에게 보냈다. 캘리포니아주 관계자들은 이를 법적 근거가 없는 압박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소송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정부가 관리하는 선거에 개입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와 주정부 간 갈등의 일부다. 캘리포니아주에는 등록 유권자가 2,300만명 이상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비시민권자의 불법 투표 사례가 존재하지만 매우 드물다고 지적한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시민권이 없는 사람의 불법 투표를 막고 미국 시민의 투표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서 남가주에서는 일부 가짜 유권자들이 체포되기도 했으며, 체포된 가짜 유권자 가운데에는 한인도 포함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