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H-1B 취업비자 소지자에 대한 최저임금 기준을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미국 IT업계와 유학생 사회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DOL)는 지난 3월 27일 ‘외국인 임시·영주 노동자 임금 보호 강화(Improving Wage Protections for the Temporary and Permanent Employment of Certain Foreign Nationals in the United States)’ 규정 초안을 발표하고 H-1B, H-1B1, E-3 및 취업이민(PERM) 프로그램의 임금 기준 상향을 추진 중이다.
이번 개정안은 외국인 노동자가 미국 노동자의 임금을 낮추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노동부는 현재 임금 기준 체계가 약 20년 전에 만들어져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H-1B 비자 소지자의 연봉 하한선은 경력 단계별로 ▲Level I(초급) 7만3279달러 ▲Level II 9만8987달러 ▲Level III 12만1979달러 ▲Level IV 14만4202달러다.
하지만 새 규정안은 이를 대폭 인상해 ▲Level I 9만7746달러 ▲Level II 12만3212달러 ▲Level III 14만7333달러 ▲Level IV 17만5464달러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신입급인 Level I의 경우 기존보다 33.39% 급등하게 된다.
노동부는 “현재 임금 산정 방식은 외국인 노동자를 동일 직무 미국인보다 훨씬 낮은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H-1B 의존도가 높은 IT업계와 인도계 엔지니어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기업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일부 업계는 높은 임금 기준이 도입될 경우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신입 외국인 인재 채용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학 졸업 직후 OPT(현장실습)에서 H-1B로 넘어가려는 유학생들의 취업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해당 규정안은 오는 5월 26일까지 공개 의견수렴(public comment)을 진행 중이며, 이후 노동부가 최종 규정 시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지난해 9월 해외 체류 H-1B 신청자에게 10만달러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행정명령에는 노동부가 H-1B 임금 체계 개편 작업을 추진하라는 지시도 포함됐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 시절인 2020년에도 사전 의견수렴 없이 H-1B 임금 인상을 추진했다가 법원 제동으로 철회한 바 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