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워키 브루어스가 창단 이후 57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브루어스는 선발 투수 제이컵 미시오로스키의 역투와 신인 유격수 쿠퍼 프랫의 맹타, 불펜진의 철벽 계투를 앞세워 오랜 우승의 한을 풀었다.
브루어스는 28일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4-1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1패를 기록한 브루어스는 구단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1969년 시애틀 파일럿스로 창단한 브루어스는 이듬해 밀워키로 연고지를 옮겼다. 1982년 이후 44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브루어스는 이번에는 마지막 고비를 넘으며 정상에 올랐다. 1982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3승4패로 패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이번에는 탬파베이를 상대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브루어스는 정규시즌에서 구단 최다이자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 기록인 103승59패를 거둔 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11승2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디비전시리즈에서 꺾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LA 다저스를 스윕한 브루어스는 월드시리즈에서도 탄탄한 마운드와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우승을 일궈냈다.

브루어스는 2회 초 선취점을 올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브라이스 투랑이 2루타로 출루하고 살 프렐릭이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간 뒤, 프랫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투랑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프랫은 안타를 친 뒤 주루 과정에서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지만, 팀에 귀중한 첫 득점을 안겼다.
탬파베이 선발 드루 라스무센은 4이닝 동안 1실점으로 버텼으나, 브루어스 타선의 압박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탬파베이는 4회 말 득점 기회를 잡았다. 리엄 힉스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챈들러 심슨의 안타와 외야 송구 실책으로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브루어스 선발 미저로우스키가 벤 윌리엄슨을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브루어스는 5회 초 추가점을 뽑았다. 프랫과 개럿 미첼이 연속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데이비드 해밀턴이 적시타를 때려 프랫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점수는 2-0으로 벌어졌다.
6회 초에는 승부의 추가 브루어스 쪽으로 더욱 기울었다. 크리스천 옐리치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윌리엄 콘트레라스가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려 옐리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투랑의 안타로 만들어진 추가 득점 기회에서 프랫이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콘트레라스가 홈을 밟았다. 브루어스는 4-0으로 앞서며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마운드에서는 미저로우스키가 승리의 중심에 섰다. 그는 5⅔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탬파베이 타선을 봉쇄했다. 경기 중 시속 103마일에 달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압박했고, 탬파베이가 득점 기회를 잡은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미저로우스키는 6회 말 2사 후 오른쪽 종아리 경련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부상으로 투구를 이어가지 못했지만, 그가 남긴 무실점 투구는 브루어스가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브루어스 불펜진도 리드를 지켰다. 조조 로메로와 애브너 우리베가 미시오로스키의 뒤를 이어 실점을 막았고, 마무리 투수 트레버 메길이 마지막 두 이닝을 책임졌다.
탬파베이는 9회 말 마지막 반격에 나섰다. 힉스가 2루타로 출루한 뒤 심슨이 연속 2루타를 때려 한 점을 만회했다. 점수는 4-1이 됐고, 홈 관중의 응원 속에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브루어스의 마지막 벽을 넘지는 못했다.
메길은 리치 팔라시오스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가는 순간 브루어스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서로 얼싸안았고, 밀워키의 오랜 우승 꿈은 마침내 현실이 됐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는 신인 프랫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22세 유격수인 프랫은 5차전에서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월드시리즈에서 신인 선수로는 최다인 6타석 연속 안타 기록을 세우며 주목받았다. 4차전에서도 연장 12회 초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시리즈 내내 결정적인 순간마다 존재감을 드러냈다.
포수 콘트레라스는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는 시리즈 타율 0.381(21타수 8안타), 4타점을 기록했으며, 포수로서도 상대의 도루 시도를 네 차례 저지하며 투수진을 뒷받침했다. 이번 월드시리즈에 처음 도입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챌린지 시스템에서도 13차례 요청 가운데 10차례 판정을 뒤집는 성과를 거뒀다.
브루어스의 우승은 한 시즌 동안 쌓아 올린 팀워크와 깊이 있는 선수층의 결실이기도 했다. 정규시즌 최고 성적을 거둔 브루어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진과 불펜진이 고르게 활약했고, 하위 타순에서도 필요한 순간 적시타가 나왔다.

브루어스가 우승을 확정하기까지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이긴 브루어스는 3차전에서도 10-1 대승을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4차전에서 3-1로 앞서던 경기를 연장 12회 끝에 3-4로 내주면서 우승 확정을 하루 미뤘다.
당시 브루어스는 12회 초 프랫의 솔로 홈런으로 앞서 나갔지만, 탬파베이가 12회 말 두 점을 뽑아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탬파베이는 벼랑 끝에서 한 경기를 만회하며 반격의 희망을 살렸지만, 브루어스는 5차전에서 다시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4차전에서 불펜진을 대거 소모한 상황에서도 미저로우스키가 긴 이닝을 소화하고 구원 투수들이 리드를 지킨 점은 우승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탬파베이는 창단 이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지만 끝내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앞서 2008년과 2020년에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던 레이스는 이번에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밀워키는 이제 1982년 준우승의 아쉬움을 넘어 구단 역사상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맞게 됐다. 44년 동안 기다려 온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는 브루어스의 몫이 됐고, 정규시즌 103승을 거둔 팀은 포스트시즌에서도 11승2패를 기록하며 완벽에 가까운 가을 야구를 완성했다.
<이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