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려던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이 미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면서 외교적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도 지연된 데 이어 여당 소속 국방위원장의 공식 방미까지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정부가 자신의 관용비자(A-2) 발급을 거부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미국의 조치가 대한민국 국회의 위상을 무시하고 한미동맹의 상호 존중과 신뢰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진 위원장은 11월 1일부터 5일까지 하와이의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방미단에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포함됐으며, 새뮤얼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과의 면담 일정도 확정된 상태였다.
이번 비자 문제의 배경으로는 진 위원장의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거론되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진 위원장은 군 복무 중 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는 조직을 결성한 혐의 등으로 1991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1995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됐다.
미국 측은 진 위원장에게 과거 재판 판결문의 영문 번역본과 범죄경력 관련 서류 등을 추가로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력이 실제 비자 발급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정청래 의원도 미국 비자 심사가 지연되면서 주미대사관 국정감사 일정을 포기하고 유럽으로 방문 지역을 변경했다. 정 의원의 경우 1989년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농성 가담 전력이 비자 심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정치권에서 제기됐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다.
다만 진 위원장의 비자가 최종적으로 거부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외교부는 28일 진 위원장의 비자 심사 절차가 아직 종결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비자 심사에서는 추가 서류 제출이 필요한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거절(refused)’ 상태로 표시될 수 있으며, 서류 보완 이후 발급이 가능하다.
외교부는 국회의원의 공무출장 지원을 위해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 방문을 계기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한국 국회의원 비자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개인의 입국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국회의 공식 외교·안보 활동에 미국의 비자 심사 기준이 적용되면서 발생한 갈등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과 구체적인 심사 사유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정치적 의도에 따른 입국 제한인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