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추천한 온라인 쇼핑몰이라고 무조건 믿고 결제했다가는 돈을 날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실제 AI를 이용해 제품을 검색하다 가짜 쇼핑몰에 접속해 피해를 본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캐피털원, ING,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NatWest), 호주 커먼웰스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들은 AI를 이용한 쇼핑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사기와 금융정보 유출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히 상품을 추천하는 AI 챗봇을 넘어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넣은 뒤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는 ‘AI 쇼핑 에이전트’다.
은행들은 AI 쇼핑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존 소비자 보호장치보다 빠르다고 지적했다.
AI가 사용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받아 직접 온라인 사이트에 입력하거나, 소비자 보호 수준이 낮은 결제수단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I가 잘못된 상품을 사거나 이용자가 지정한 예산 이상을 결제했을 경우 누가 책임질 것인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실제 피해 사례도 발생했다.
IT 전문매체 톰스가이드의 한 기자는 챗GPT를 이용해 수영복을 검색하다 AI가 제시한 쇼핑몰에서 수영복과 반바지를 주문했다.
웹사이트에는 실제 유명 수영복 브랜드의 로고와 상품사진 등이 그대로 사용돼 있었고 정상적인 온라인 쇼핑몰처럼 보였다.
하지만 제품은 아무리 기다려도 배송되지 않았다.
결국 해당 브랜드에 직접 연락한 결과 회사 측에는 주문 자체가 접수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접속했던 곳은 실제 브랜드 사이트를 정교하게 복제한 가짜 쇼핑몰이었다. 피해 금액은 약 150달러였다.
오픈AI도 당시 쇼핑 관련 검색 결과에 잠재적으로 기만적인 사이트가 일부 노출됐던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확인된 사이트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AI가 인터넷에 존재하는 방대한 정보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판매업체와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사이트를 완벽하게 구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기범들은 실제 업체의 로고와 상품사진은 물론 고객센터 정보와 사이트 디자인 전체를 복제해 정상적인 쇼핑몰처럼 꾸미고 있다.
따라서 챗GPT나 제미나이 등 AI가 특정 업체를 추천했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업체의 신뢰성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온라인 쇼핑객 1,463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최근 조사에서도 AI를 이용해 상품을 검색한 소비자의 86%는 구매 전 다른 출처에서 AI의 추천 내용을 다시 확인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약 14%는 별도의 확인 없이 AI 추천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특히 처음 들어보는 쇼핑몰을 AI가 추천할 경우 바로 결제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사이트 주소가 공식 브랜드 주소와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해당 업체를 구글 등 일반 검색엔진에서 다시 검색해야 한다. 업체 자체 사이트에 있는 후기만 믿지 말고 외부 리뷰와 소비자 신고 기록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결제할 때는 사기 피해 발생 시 분쟁이나 환불 절차가 상대적으로 쉬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암호화폐나 송금, 기프트카드 등을 요구한다면 거래를 중단하는 것이 좋다.
AI가 쇼핑 시간을 크게 줄여주는 편리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지만,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원칙은 간단하다.
“AI의 추천은 판매업체에 대한 보증서가 아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