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지역 고양이 15만7,000여 마리를 조사한 연구에서 약 15마리 중 1마리가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장내 기생충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검사 대상 고양이의 6.3%에서 ‘지아르디아 두오데날리스(Giardia duodenalis)’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기생충은 장 질환을 일으키며, 흔히 ‘비버 열병’으로 불린다. 감염된 고양이 가운데 약 5마리 중 1마리는 사람에게도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 유형의 기생충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생후 1년 미만의 새끼 고양이가 성인 고양이보다 기생충 양성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22년 3월부터 2023년 8월까지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수집한 고양이 분변 검체를 분석했다. 일부 검체에서는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는 유형의 기생충이 확인됐지만, 실제로 고양이에서 주인에게 기생충이 전파됐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주 보건국에 따르면 비버 열병으로 알려진 지아르디아증은 지아르디아 기생충에 의해 발생하는 장 질환이다.
기생충은 주로 분변에 오염된 물을 실수로 삼키면서 전파된다. 오염된 음식이나 표면, 물건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으며, 감염된 동물의 배설물에 노출된 경우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사람이 감염되면 설사와 복통, 메스꺼움, 가스, 탈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감염되더라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감염 후 1~2주 사이에 나타나며, 대개 2~6주 동안 지속된다. 일부 사례에서는 증상이 훨씬 오래 이어질 수 있다.
지아르디아에 감염된 고양이도 설사를 할 수 있지만, 상당수는 뚜렷한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연구 결과 생후 1년 미만 고양이의 감염률은 10.7%로 가장 높았다. 반면 노령 고양이의 감염률은 1.3%에 그쳤다.
연구진은 어린 고양이의 면역체계가 아직 발달 중이고 기생충에 노출될 기회가 더 많아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컷 고양이는 암컷보다 양성 판정을 받는 비율이 다소 높았다. 감염률은 지역과 계절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기생충은 중서부 지역에서 가장 자주 검출됐으며, 여름철에는 검출 빈도가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지아르디아가 서늘하고 습한 환경에서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정기적인 분변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어린 고양이나 어린이, 노인,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함께 사는 가정에서는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자인 앤 킴멀라인 박사는 “일부 지아르디아 유형은 동물과 사람 모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발생 빈도를 파악하면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에 도움이 되고, 반려동물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에 관해 논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양이 주인은 화장실을 청소하거나 모래를 처리한 뒤 손을 깨끗이 씻고, 동물의 배설물로 오염된 장소를 철저히 청소해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고양이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 수의사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 방법과 주변 환경의 청소·소독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위해 제출된 검체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조사 결과가 전체 반려묘의 실제 감염률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지아르디아가 고양이와 사람 사이에서 실제로 얼마나 자주 전파되는지를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