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렌지카운티 동부에서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까지 걸쳐 있는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 40선거구 유권자들은 다음 달 공화당 후보 가운데 누가 자신들을 대표해 연방 하원에 진출할지 결정하게 된다. 대결 구도는 현직 의원인 영 김과 켄 캘버트의 맞대결이다.
40선거구를 둘러싼 경쟁은 지난해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유리한 새 연방 하원 선거구 지도를 승인한 이후 여러 차례 변화를 겪었다. 당시 선거구 재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의 선거구 재획정 시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새 선거구 지도에 따라 캘버트가 기존에 대표하던 41선거구의 경계가 변경됐다. 선거구 상당 부분이 인랜드 엠파이어에서 LA카운티 쪽으로 옮겨졌으며, 다우니와 벨플라워, 레이크우드, 산타페스프링스 등이 새 선거구에 포함됐다.
30년 넘게 연방 하원에서 활동해 온 캘버트는 곧바로 전략을 바꿔 새롭게 획정된 40선거구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40선거구를 대표하는 영 김 의원과 맞붙게 됐다.
민주당은 두 공화당 후보가 서로 표를 나눠 가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두 후보는 6월 예비선거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해 본선에 진출했다.
MAGA 대 MAGA?
6월 예비선거에서 캘버트는 약 35%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김 의원은 약 20%를 얻었다.
두 후보는 오렌지카운티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지지를 얻었지만, 선거구에 포함된 리버사이드카운티 지역에서는 유권자들이 캘버트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2020년 처음 연방 하원에 당선된 김 의원은 그동안 온건파 공화당원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예비선거 운동에서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더욱 강조하며 자신을 ‘트럼프 공화당원(Trump Republican)’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고 경제와 생활비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두 후보 모두 선거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이러한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과 점점 더 연관 지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거리 두기?
생활비 부담이 11월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도 하락했다.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8%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0%였다.
이 같은 상황은 김 의원이 자신의 선거운동 웹사이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조용히 삭제한 배경을 설명해 줄 수 있다.
김 의원은 웹사이트에서 “일하는 가정들이 생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휘발유와 식료품, 공공요금 부담을 낮추고 가정이 경제적으로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에는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없다.
캘버트 역시 선거 메시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중을 줄였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던 캘버트는 현재 선거운동 웹사이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선거운동 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겨 있다.
기성 정치인 대 정치권 외부 인사
2021년부터 연방 하원에서 활동해 왔으며 과거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도 지낸 김 의원은 자신을 직업 정치인으로 여기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92년 처음 연방 하원에 당선된 캘버트와 경쟁하면서 김 의원은 자신을 재정 보수주의를 지지하는 온건파 공화당원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시에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 수혜자들에게 시민권 취득 경로를 마련하는 방안도 지지하고 있다.
반면 캘버트는 자신의 의정 활동 기록과 지역구 주민들을 위해 수십억 달러의 연방 예산을 확보한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오랜 기간 연방 하원에서 활동해 온 캘버트는 세금 인하를 지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발을 맞추고 있다. 그는 세금 인상에 반대하겠다는 약속을 담은 ‘납세자 보호 서약(Taxpayer Protection Pledge)’에도 서명했다.
다만 사회적 쟁점에서는 일부 보수 진영의 입장과 다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캘버트는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성적 지향을 공개한 채 미군에서 복무하는 것을 허용하는 데 반대했지만, 동성 결혼을 연방 차원에서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결혼 존중법’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