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전국 27개 도시에 140명이 넘는 ‘이민자 감시 비밀요원’을 배치해 이민 단속을 위한 정보 수집과 감시망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2일 영국 인디펜던트와 미 연방정부 조달 자료에 따르면 ICE 산하 집행추방국(Enforcement and Removal Operations·ERO)은 ‘오버워치 및 국가안보 집행(Overwatch and National Security Enforcement·ERO ONE)’ 조직을 통해 약 142명의 정보조사전문가(Intelligence Research Specialists)와 2명의 프로젝트 매니저를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일반 ICE 단속요원과 달리 정보 수집과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인력이다. ICE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대부분 최고기밀(Top Secret) 수준의 보안인가와 전문 정보분석 경력을 갖춘 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계약 규모는 1억 달러 이상으로 예상된다.
국토안보부(DHS) 조달계획에는 이 사업이 새로운 계약으로 분류돼 있으며, 오는 12월 10일 정식 입찰 공고를 내고 2027 회계연도 2분기에 계약을 체결하는 일정이 제시돼 있다. 계약 기간은 2032년까지로 예정돼 있다.
새 정보분석 요원들은 LA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댈러스, 휴스턴, 마이애미 등 전국 27개 도시에 배치될 예정이다. 각 ICE 현장 사무소에는 통상 3~5명의 분석요원이 투입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들의 핵심 업무는 특정 인물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분석하고, 활동과 이동 패턴, 새로운 인적 관계, 조직 간 연결고리 등을 찾아내 ICE 단속 작전을 지원하는 것이다.
ICE가 공개한 업무 내용에는 기밀·비기밀 자료 분석, 전 정보원 분석(all-source analysis), 정보수집 지원, 위협 및 동향 분석, 네트워크·관계 분석, 정보 공백 분석, 현장 정보지원, 단속 작전계획 지원 등이 포함됐다.
특히 분석요원들은 개인과 조직, 장소, 사건, 활동 및 각종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특정 인물의 활동 변화와 반복되는 행동 패턴, 새롭게 형성되는 인적 관계와 네트워크 활동 등을 파악하게 된다.
탐사매체 프로젝트 솔트박스(Project Salt Box)는 이 조직이 이민자 개인을 조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지도화해 ICE 단속요원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 정보분석 요원은 직접 체포에 나서거나 단속 대상을 최종 결정할 수는 없다. ICE 문서에는 체포 대상 선정과 실제 단속 여부 결정 등은 정부 직원에게만 허용된 업무라고 명시돼 있다.
ICE는 이번 정보조직 확대가 직원들을 겨냥한 위협과 폭력이 급증한 데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ICE 대변인은 인디펜던트에 기술과 정보기법을 활용해 국가안보와 공공안전을 위협하는 인물을 식별하고 위치를 파악해 체포하는 데 필요한 정보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보 수집과 분석을 통해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정보 중심 접근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계획은 ICE가 이미 광범위한 감시 기술과 민간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돼 개인정보 침해를 둘러싼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ICE는 휴대전화 위치정보와 얼굴인식 기술, 차량번호판 판독 시스템, 드론 등 다양한 감시 기술을 이민 단속에 활용하고 있다. 민간업체에서 데이터를 구매해 이민자를 추적하는 방식도 사용해왔다.
프로젝트 솔트박스 역시 ICE가 휴대전화 광고 위치정보와 상업용 얼굴인식 시스템, 웹 데이터 수집 도구, 차량 등록정보 등을 확보해 정보분석에 활용해왔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획은 아직 최종 확정된 계약은 아니다.
ICE가 18일 연방 조달사이트 SAM.gov에 공개한 문서는 현재 시장조사 및 계약 준비를 위한 정보요청서(RFI) 단계다. ICE는 해당 문서가 정식 입찰이나 계약 체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국토안보부가 이미 정식 입찰 예정일과 계약 일정까지 공개하면서, ICE의 대규모 정보·감시 조직 확대가 실제 집행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점은 분명해지고 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