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전역에서 홍역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올해 확진자가 4,400명을 넘어섰다. 30여 년 만에 최악의 홍역 확산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긴급 역학조사관을 투입하기로 했다.
16일 ABC뉴스는 CDC의 최신 통계를 인용해 올해 미국에서 확인된 홍역 확진자가 4,41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주일 전 4,080명에서 330명 증가한 것으로, 전국적인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확진자는 45개 주와 워싱턴DC에서 보고됐으며, 해외에서 미국을 방문한 사람 가운데 발생한 환자도 18명에 달한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주의 상황이 심각하다. 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올해 이 지역에서만 최소 1,200명이 홍역에 감염됐으며, 홍역 관련 사망자도 6명 발생했다.
사태가 악화하자 펜실베이니아주는 CDC에 긴급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CDC는 이에 따라 긴급 역학조사 지원 프로그램인 ‘에피에이드(Epi-Aid)’를 가동해 전문 역학조사관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연방정부가 전문 인력을 투입해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지역 보건당국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긴급 조사 체계다.
CDC 대변인은 ABC뉴스에 펜실베이니아주의 요청에 따라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홍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 하락이 이번 홍역 확산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CDC 통계에 따르면 올해 홍역 확진자의 약 96%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다.
백신을 한 차례 접종한 확진자는 2%, 권장 횟수인 두 차례를 모두 접종한 확진자도 2%에 불과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전체 확진자 가운데 MMR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백신 접종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CDC에 따르면 2019~2020학년도 95.2%였던 미국 유치원생의 홍역·볼거리·풍진(MMR) 백신 접종률은 2025~2026학년도 92.4%로 떨어졌다. 이는 홍역의 집단면역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 95% 수준을 밑도는 수치다.
CDC는 MMR 백신을 한 차례 접종하면 홍역 예방 효과가 약 93%, 두 차례 접종하면 9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도 15일 기자회견에서 펜실베이니아주의 지원 요청에 응하겠다며 조기에 확산을 진정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미국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홍역 퇴치 성과가 백신 접종률 하락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0년 홍역 퇴치를 공식 선언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규모 감염이 이어지면서 홍역이 다시 심각한 공중보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확진자 4,410명은 지난해 연간 확진자 2,289명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